Dearest.
"토시로 씨." 히지카타 토시로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. 보라색이었다. 종이학들은 발레를 하듯 우아하게 하늘을 날았고, 회전목마가 경쾌한 모양새로 돌아가고 있었다. 날씨는 찌는 듯이 더웠다. 히지카타는 회전목마 앞 벤치에 앉아 크라바트를 느슨히 당겼다. 회전목마는 바닥만 돌아갔고, 말은 위아래로 움직이기만 했다. 그 중 딱 하나, 미동도 하지 않는 말이 있었다. 히지카타는 중얼거렸다. "미츠바." 여인은 백마를 타고서 생긋 웃었다. 연둣빛의 원피스 자락이 살랑였다. 긴 생머리는 오른 어깨를 감싸듯 늘어진 채 살랑거렸다. 보랏빛 바람이 불었다. 히지카타는 문득 깨달았다. 비현실적인 풍경. 이것은 꿈이다. 땀이 턱선을 타고 뚝뚝 흘러내렸다.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. 회전목마의 백색소음만이 그 공간을 채..
(본명)의 소재 멘트는 '익숙한 체취에 뒤를 돌아보면', 키워드는 시간여행이야. 먹먹한 느낌으로 연성해 연성 https://kr.shindanmaker.com/360660 어째서일까. 카구라는 손을 쥐었다 폈다. 평소에 인식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작은 크기였다. '카구라, 뭐냐? 죔죔이라도 하는 거냐?' '카구라, 밥 먹을 시간이야!' 거울을 들여다본다. 머리는 짧게 늘어져 있다. 동그란 눈매는 영락없이 아직 덜 큰 어린아이의 것이다. '긴쨩?' '카구라야, 적당히 해 주지 않을래? 거기에서 그렇게 거울 본다고 안 예뻐지걸랑?' 카구라는 하, 하고 기가 찬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. 저들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할까, 생각하면서. '나 잠시 나갔다 오겠다, 해.' '응? 밥은?' '금방 온다, ..
1 그것은 내 고향 에도에서 있었던 일이다. 폐허가 되어 버린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, 오 년 전의 에도는 실로 평화롭고, 유쾌했으며, 가난하고 팍팍한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 부대끼고 살아가는 곳이었다. 내가 살던 거리는 가부키쵸로, 빈말로도 조용하다고는 할 수 없는 유흥가였다. 캬바레 여성들의 웃음소리와 취객들의 고함소리가 섞여드는 , 하지만 어울리지 않게도 내 어린 시절을 품어 주던 요람이었다. 그리고 그 거리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던 사람 또한 꽤나 많았는데, 그 중에 천인은 딱 한 명이 있었다. 그 소녀의 이름은 카구라였다. 언제나 보라색 우산을 쓰고 괄괄한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던 말괄량이였는데, 눈동자는 파란 보석 같았고, 피부는 정말 새하얬다. 어떻게 하면 그 하얀색을..